벌써 오늘이 2020년의 마지막 날이다. 시간은 항상 쏟아지는 화살처럼 쏜살같이 스쳐가지만 올해만큼은 무심하고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고 후회하지 않아도 된다. 2020년은 살아남는 데 온 힘을 쏟은 해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면 무엇을 더 바랄까.
원래도 성주신이라도 되는 양 집에만 있는 난 집에 있는 것이 전혀 심심하지도 않고 오히려 편하고 즐겁다.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며 전혀 지루하지 않다. 그러나 이런 성격인 나도 일 년 내내 집에만 있는 건 쉽지 않았다. 자발적과 비자발적으로 집에 있는 건 느낌이 아주 다른데, 심지어 어떤 날은 산은 바라보기 위한 존재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 내가 등산조차 하고 싶을 정도였다.
난 대학 때부터 자신을 채찍질하며 바쁘게 살아서 스트레스 저항력이 높은 줄 알았는데 호된 취준 기간과 3년여간의 취업 생활을 거치니 몸과 신경이 차츰 삐거덕거렸다.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하면 눈에 염증이 생기는 체질이 되어 자칫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큰일이 날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원체 쫄보이기도 해서 웬만하면 밖에 나가지 않았는데 이 와중에 스키장에 가거나 놀이공원에 가는 사람들을 보면 기운이 빠진다. 저 사람들은 조별 과제도 무임승차하겠지.
코로나와 올해를 같이 보낼 줄 올 초에는 상상도 못했으나 이렇게 같이 2020년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. 장기화된 코로나 때문에 우울에 빠지거나 무기력해진 사람들도 있을 텐데 부디 이겨냈으면. 우리는 올해 살아남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.
정부에서 발 빠르게 확보해 놓은 백신이 부디 효과가 좋아서 부디 내년에는 코로나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.
나는 일상을 지켜야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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